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종점 여자

😶‍🌫️ 123번 버스의 마지막 승객, 그녀는 내릴 생각이 없었어

📍 대부도 123번 버스 종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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🕯️ 이 이야기는 익명남 A의 제보를 바탕으로, 괴담수집가K가 정리한 내용입니다.

대부도 123번 버스 종점. 그날은 해 질 무렵, 마지막 차였어. 나는 맨 뒤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았지. 창밖으로 어둠이 짙게 내려앉고 있었어.

그때, 누군가 천천히 버스에 올라탔어.

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머리를 완전히 숙인 여자였지. 얼굴은 보이지 않았어. 그저 그림자 같은 형체만 보였을 뿐. 그녀는 맨 앞자리에 앉았어.

나는 기사님과 단둘이 있는 줄 알 정도로 분위기는 적막했는데… 그 여자는 버스가 종점까지 가는 내내, 단 한 번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거든.

버스가 덜컹거리며 출발했어.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와 엔진 소리만이 들렸지. 적어도 처음에는 그랬어.

첫 번째 정류장, 버스가 멈추자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.

흐응… 흐크흐크…

그 여자에게서 숨소리가 들렸어. 일반적인 숨소리가 아니었어. 마치 물속에서 내쉬는 듯한, 끈적하고 축축한 소리였지.

두 번째 정류장, 세 번째 정류장…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그 소리는 더 커졌어. 하지만 그녀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어. 누군가 조각상을 버스에 올려놓은 것 같았지. 오직 그녀의 어깨만이 미세하게 들썩였어.

* * *

내 정류장이 다가왔고 버스에서 내리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지. 어쩌면 그 버스 공간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몰라. 서두르며 일어났던 거 같아.

그때였어. 손잡이를 잡은 내 손바닥에 미끈거리는 감각. 낯선 액체가 묻어있었어.

까만색. 끈적한 점성. 이상한 냄새.

그리고 바닥을 보니… 작은 고무 호스 하나가 내 발 옆에서 질질 끌리고 있었어.

호스는 앞쪽으로 이어져 있었어. 그 여자의 좌석 아래로. 그리고 그 좌석 틈에서는…

진한 액체가 바닥으로 흘러내려 작은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어. 마치 피처럼. 아니 피였던 것 같아. 그래 피였어. 분명….

공포에 질려 급하게 내렸어. 버스 문이 닫히고 버스가 출발하는 순간, 뒤돌아 창문 너머로 그녀를 다시 봤지.

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그녀. 마치 그 자리에 영원히 앉아있을 것처럼.

2주 후, 방아머리 정류장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는 소문을 들었어. 그리고 그 시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. 놀란 건 내가 버스에서 봤던 그 여자와 똑같은 머리, 똑같은 옷. 경찰은 시신이 이미 오래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대.

하지만 가장 이상한 것은, 시신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어 있었다는 점이야. 마치 아무도 그 얼굴을 볼 수 없게 하려는 듯.

그리고 지금도 가끔… 123번 버스의 마지막 차를 타면, 맨 앞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인 여자가 보인대. 그런데 버스 바닥에 있었던 그 호스같은 건 뭐였을까?

혹시 당신도 밤 버스에서 이상한 승객을 만난 적이 있나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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